매우 덥고 힘든 여름이었다.
버텨내는 것만으로
내 머릿속 의식에 박음질 되어있던
인간성의 끈이 투두둑 뜯겨 나갈 것 같았던 시간이었다.
주변의 모든 것을 쥐어흔들며
멱살을 잡아끌어 가느라
온통 긁힌 상처를 남기던
뜨겁고,
무겁고,
저항할 수 없던 묵직한 공기덩어리가
이제는
내게 멀어졌다.
하지만 그 형벌 같던 고통의 시간이
어느새 지나갔음을 느끼는 순간
공허의 세월보다는
차라리 고통의 세월이
버틸만하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 든다.
무서운 그리움이 든다.
후련함은 허무함과 경계를 잃는다.
나는 습관적으로
늘 눈길이 머무는 내 좁은 곳에
무심히 팽개쳐져 있던
내 깨진 사랑을 주워 든다.
부서진 사랑을 짝사랑으로라도 써보려는 것이
과연 현명한 일인가.
여전히 아직 모르겠다.
하지만 가치 없음을 알면서도
여전히 내다 버릴 용기는 없다.
나와 너무나 닮아있기때문이다.